작품감상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
lindeblad
2024. 11. 7. 22:49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
라는 한마디를 남기고. 거대한 애도의 물결이 스웨덴을 휩쓸었다. 비욘 나티코 린데블라드. 수많은 스웨덴인들을 불안에서 끌어내어 평화와 고요로 이끌었던 그는 2018년 루게릭병에 진단받은 후에도 유쾌하고 따뜻한 지혜를 전했다.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는 20대에 눈부신 사회적 성공을 거뒀지만 모든 것을 버리고 숲속으로 17년간 수행을 떠났던 저자의 여정과 깨달음, 그리고 마지막을 담은 책으로 세대를 불문하고 독자들에게 삶의 의미와 희망을 되찾게 하며 국내
- 저자
- 비욘 나티코 린데블라드
- 출판
- 다산초당
- 출판일
- 2024.01.08
여러가지 일들을 걱정하면서 나는 몇 주동안 암흑기를 보냈던 것 같다. 고민을 지인한테 털어놓으니까, 불교에서 이야기하는 '스스로를 분리해보기'를 한번 해보기를 권유했다. 사실 나는 자신을 분리해서 생각하고, 이야기를 나누는게 오히려 불건강한 정신상태가 아닌가 생각했었던 것 같기도 하다. 그러던 중 우연히 예전에 읽다가 만 책이 떠올라서 다시 끝까지 읽어보았다. 그게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I May Be Wrong)>이다.
이 책은 비욘 나티코 린데블라드의 자서전으로, 사회적으로 명망있는 회사의 높은 직위에 있다가 어느날 명상에 빠져 모든 것을 그만두고 불교 수행을 떠난 사람의 이야기이다. 수행 과정에서 얻을 깨달음들을 풀어내면서, 본인의 삶은 어떻게 흘러갔는지를 서술한다.
다음 인용들은 책에서 발췌한 문장들이다.
이상하게도, 그해 내내 가슴속에서 뭔지 모를 슬픔이 맺히더니 점점 더 깊어졌습니다. 왜, 무엇 때문에 그러는지 도저히 알 수 없었지요. 그 슬픔을 온전히 느끼고 받아들이려 애썼습니다. 말을 걸어보기도 했습니다. 썩 물러가라고 호통도 쳐보고 외면하고 무시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어떤 노력도 통하지 않았습니다. 그냥 가슴속에 단단히 자리 잡고서 제 삶의 즐거움을 앗아갔습니다.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마음대로 조종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다. 그렇다면 이들이 나를 지배하게 놔두어야 할까?
이걸 해결하기 위해서는 내 생각은 언제나 옳지 않다 -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하다 - 를 받아들여야 한다. 다음 두 옛날이야기는 본인이 똑똑하다고 내 생각이 옳다고 하는게 얼마나 부질없는 짓인지를 나타낸다:
푸와 피글렛이 함께 걸어가고 있었습니다. 푸가 말했습니다.
"토끼는 참 영리해."
"맞아, 토끼는 참 영리해." 피글렛이 맞장구를 쳤습니다.
"게다가 토끼는 머리가 똑똑해." 푸가 칭찬을 계속했습니다.
"맞아, 토끼는 머리가 좋아." 피글렛이 다시 맞장구를 쳤습니다.
둘 사이에 한참 침묵이 이어지더니 푸가 다시 입을 열었습니다.
"그래서 토끼는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하나 봐."
‘Pooh in his little red T-shirt and Piglet in his pink bathing suit. After stopping by Rabbit’s home,
Pooh says: ‘Rabbit’s clever.’
‘Yes,’ Piglet replies, ‘Rabbit is clever.”
‘And he has Brain,’ continues Pooh.
‘Yes,’ says Piglet, ‘Rabbit has Brain.’
There’s a long silence, then Pooh says:
‘I suppose that that’s why he never understands anything.’
산을 오르다 미끌어진 남자가 저녁에 매달렸습니다. 나뭇가지를 쥔 팔에 힘이 풀리고 있습니다. 오래 버틸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발아래는 낭떠러지입니다. 남자는 신께 도와달라고 간절하게 외칩니다. 신의 음성이 들립니다. "너는 도와줄 수 있지만, 반드시 내가 시키는 대로 해야 한다." 남자는 "뭐든 말씀만 하시라"라고 소리칩니다. 그런데, 신이 명하기를, "손을 놓아라." 남자는 머뭇거리다가 다시 소리칩니다. "거기 다른 분 누구 없나요?!"
Time passes. Slowly, the strength begins to seep from his arms. They start to tremble. There’s fifteen hundred feet of air below him. A fifteen-hundred-foot drop. Eventually, he starts to panic because he realises he won’t be able to hold on for much longer. Then he turns to the sky and says tentatively: ‘Hello? God? Can you hear me? I could really use some help, if you do exist?’ After a moment, a deep, commanding voice is heard from the sky: ‘This is God. I can help you. But you have to do exactly as I say.’ The man: ‘Anything, God, anything at all!’ God: ‘Let go.’ The man thinks about that for a few seconds and then says: ‘Err... is there anyone else up there I could talk to?'
그걸 알았다면, 마음속에 있는 생각이 틀릴 수도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 생각에 대해 어떤 능력을 얻을 수 있을까? 내 생각을 선택할 수 있다는 하나의 옵션이 열린다.
그렇다면 우리가 마음속에 떠오르는 온갖 생각을 무조건적으로 믿지 않을 때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요? (...) 자기 내면에 참된 친구이자 소중한 동반자를 두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는 생각을 선택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그 생각을 믿을지 말지는 선택할 수 있습니다.
사실 아직도 잘 모르겠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힌트를 얻은 느낌이다.